일본 특성 고려한 협력선교 기대 커졌다”
제2회 일본선교세미나
2014년 02월 09일 (일) 21:20:00박용미 기자 mee@kidok.com

성경주의 설교 강하지만 사회정의엔 익숙하지 않은 측면 이해 필요
철저한 관계성과 조화 요구하는 일본 전도, 현지 교회와 협력 필수

  
 ▲ 제2회 일본선교세미나에서 마키타 요시카즈 목사(왼쪽)가 일본과 한국의 설교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이날 강사들은 일본과 한국의 협력선교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기독교에 대해 토론하고 한일 선교사들의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월 6~7일 양일간에 걸쳐 양화진 봉사관과 선교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일본선교세미나에서다. 마키타 요시카즈 목사, 야마구찌 요우이치 목사 등 일본의 저명한 기독교 리더들과 조남수 선교사, 박수길 선교사 등 한국인 일본 선교사들이 한데 모였다. 일본 선교를 꿈꾸는 선교사 지망생, 일본인 대상 사역자, 또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 등 관심자들로 세미나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일본, 성경엔 강하지만 사회 정의에 약해

첫 강의를 시작한 마키타 요시카즈 목사는 한일 양국의 기독교를 비교하며 일본으로의 선교를 꿈꾸는 선교 지망생들을 독려했다. 마키타 목사는 “일본은 처음 기독교를 받아들인 계층이 지성인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설교가 강의와 같은 강해 중심”이라며 목사를 교사라고 부르고, 설교할 때 칠판을 사용하는 것이 익숙할 정도로 성경주의 설교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기독교는 “서민 계층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여 설교가 실천적이고 적용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생활에 밀접하고, 성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교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미루어 생각해볼 때 일본 선교사 지망생들은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안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는 것을 고민하며 성경적 설교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은 사회정의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일본 기독교계는 신사참배에 대해서 국가에 대항해 싸우는 모습도 없었고, 설교에서도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키타 목사는 이것을 “일본 지성주의의 한계”라고 표현했다. 사회를 향한 영적 싸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한국교회가 신사참배를 강력히 반대하며 권력에 맞서 싸운 역사를 높이 평가하고, “한국교회가 당시 다니엘과 에스더 등을 설교하며 신사참배에 반대의 기치를 올렸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현재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신앙의 선배들과 달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설교가 지금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일본에도 사회 정의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국인 선교사가 많이 와줄 것을 기대했다.

한일 간 협력선교 기대 크다

일본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이 더 효율적인 사역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 일본 선교사들은 언어습득, 선교지 연구, 현지 교회와의 협력 등의 부분에서 다소 미흡함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어는 한국어와 같은 어순을 가지고 있고,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은 서양 선교사들에 비해 언어는 상당히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서양 선교사들이 오랜 노력을 투자하며 일본어와 함께 문화까지 배우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한인 선교사들은 그 정도까지 노력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이렇다보니 일본교회와 일본사회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조남수 선교사는 “한인 선교사들이 연구를 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사역의 분주함이 우리의 연구 생활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연구하는 선교사를 지원하는 체제가 없는 것도 한인 선교사들 성장 장애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일본 선교사들과 협력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일본 사회는 철저하게 관계성과 조화를 요구하고 있기에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서는 현지 교회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한인 선교사들은 비자 취득만을 위한 협력에 머물러 현지 교회와의 실제적인 선교 협력이 진전되지 않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많이 갖지 않고 있었다. 이는 한인 선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인들의 마인드에서 오는 것이기도 했다.

조남수 선교사는 “한류의 영향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호의적으로 한국인들을 가까이 하게 되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특히 독도, 위안부, 교과서 문제 등은 한일 간에 첨예한 대립을 조성하는 과제로, 언제든지 현지의 선교사들을 괴롭히는 지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미나 참석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이 일본 교회 및 목회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동역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을 용서하실 분은 하나님이지만, 용서의 관계적 입장에서 보자면 일본에 의해 힘든 시간을 겪었던 한국인만이 일본을 향해 십자가 용서의 복음을 실천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후에 일본을 찾은 미국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에 대한 사죄였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지만, 일본에 대한 한국의 사랑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울릴 수 있다는 것이 참여 강사들의 마음이었다.